소설가가 되고 싶어, 레지던시를 만들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창작 레지던시 꽃 대표 이연희입니다. 전업작가로 살고 싶다는 은밀한 꿈을 꽤 오랫동안 품어왔지만, 세속적인 욕망을 놓지 못 해 미루고 미루다보니 벌써 오십대가 되었군요.
막 성인이 되어 세상에 나간 아들에게 요즘 자주 하는 말이 있습니다. “뭔가를 이루려 애쓰지 말고, 오늘 하루만 잘 살아. 하고 싶은 일들로 하루를 채워. 그게 네가 원하는 인생을 사는 길이야.”
그 말들은 어쩌면 제가 저에게 들려주고 싶었던 말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정작 너는 그렇게 살고 있니?” 라고 스스로에게 묻게 되더군요.
그래서,
글을 쓰자고 마음 먹었습니다. 결과에 상관없이 매일 쓰는 사람이 되자고, 하고 싶은 일로 하루하루를 채우자고 마음먹었습니다.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더군요. 혼자 책상 앞에 앉으면 손이 자꾸 스마트 폰으로 향하고, 소소한 일상사로 글쓰기의 리듬은 쉽게 깨졌습니다.
전업작가가 아닌 사람의 창작 활동은 쉽게 방해받습니다. 다들 그냥 노는 줄 알거든요. 모두가 잠든 시간, 밤을 새워 글을 쓰다보면 목과 허리가 굳어지고 생체 리듬이 급격히 무너졌습니다. “내가 과연 한 권의 책을 완성할 수 있을까?” 초조함과 자괴감이 쌓여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불현듯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에게 필요한 것은 대단한 의지력이 아니라, 존중받으며 글을 쓸 수 있는 환경이야. 몰입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 서로의 존재만으로 의지가 되는 동료들.'
한국에는 작가들의 집필을 지원하는 레지던시들이 이미 여러곳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등단 작가를 대상으로 하고, 입주 조건이 까다로워 저 같은 지망생들은 문을 두드리기조차 어렵더군요. 해외에는 비교적 입주가 자유로운 레지던시들이 많이 있지만 장기간 체류하기엔 비용이 만만치 않더라구요. 개인적으로 해외에서 오래 지낼 수 있는 형편도 아니구요.
세계 각국의 집필 레지던시에 대해 알아보다보니, 제주 동쪽 마을, 제가 사는 마을 선흘리만큼 글쓰기 좋은 곳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직접 만들었습니다.
'창작 레지던시 꽃' 은 아래와 같은 글쓰기 환경을 제공합니다.
1. Stay 집
숲을 산책하고, 바다를 거닐고, 풀벌레 소리에 잠이 들고, 새소리에 눈을 깨는 시골 생활은 몸과 마음과 영혼을 치유합니다. 하지만, 어떤 시골집들은 지나치게 어둡고 외진 곳에 있어서 1인 여성 창작자들이 머물기엔 다소 불안하고 고립감마저 느껴지죠. 창작 레지던시 꽃은 자연 속 자연 친화적인 타운하우스 ‘레이지마마’ 단지 내에 있어 평화롭고 안전합니다. 독채 전체를 넉넉히 사용하시는 구조라, 나만의 생활 리듬을 지켜나갈수도 있습니다.
2. Lounge 창작 라운지 ‘꽃’
편안한 몰입과 다정한 에너지가 필요할 땐, 방에서 나와 라운지로 내려오세요. 창작 라운지 꽃은 작가들과 교류하고, 함께 몰입하며 조용한 응원을 건네는 거실같은 공간입니다. 딩굴딩굴 책 한권을 들고 커다란 소파에서 휴식할 수도 있고, 넓은 통창 너머로 이따금씩 귤 나무와 하늘을 바라보며 여유롭게 작업하셔도 좋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 아티스트 토크를 통해 글과 마음을 나누는 시간을 갖습니다.
3. Daily Routine 꾸준히 계속 쓰는 삶을 위한 데일리 루틴
저와 단순한 하루 일과를 함께 하실 분 계실까요? 아침 7시, 숲길이나 바다를 걸으며 명상을 하고, 10시에 신선한 음식을 요리해 이웃들과 나누어 먹습니다. 12시부터 5시까지는 집중해서 글쓰는 시간. 간단한 저녁 식사 후 운동으로 땀을 내거나, 사우나에서 몸을 풀고 충분히 휴식한 후 잠이 듭니다. 주말엔 함께 올레길을 걷거나, 한라산 등반을 해도 좋겠지요?
꿈을 품은 당신을 기다립니다.
제주 선흘리의 『창작 레지던시 꽃』은 대단한 거장들의 공간이 아닙니다.
글쓰기를 통해 나만의 길을 찾는 분들, 쓰고 싶지만 일상에 치여 멈칫했던 분들, 건강을 잃지 않으며 하나의 프로젝트에 집중하고 싶은... 저와 같은 사람들이 모여 서로의 문턱이 되어주는 소박한 공동체입니다.
아티스트로 존재하고,
매일 매일 쓰며,
결국 나만의 문장을 피워내고 싶은
모든 분들을 환영합니다.

2026년 9월 27일
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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